남북 평화협력을 기원하는 ‘남북 평화의 나무’ 자연유산 민속행사가 지난 17일 강화군 볼음도에서 개최됐다.
강화군 본도에서 서쪽으로 약 15km 떨어진 서도면 볼음도에는 천연기념물 제304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한 그루 있다. 수령은 8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24.5m, 밑동 둘레는 9.8m에 이른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약 10km 떨어진 황해도 연안군 호남리에 있던 암수 은행나무 두 그루 중 수나무가 홍수로 인해 볼음도로 떠내려 온 것을 사람들이 건져다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볼음도와 호남리의 어부들이 음력 정월 그믐에 맞춰 각각 풍어제를 겸한 제를 지내왔으나, 분단 이후 중단된 상태였다. 호남리의 은행나무도 현재 북한 천연기념물 제165호로 지정되어 있다.
문화재청의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그동안 중단됐던 자연유산 민속행사를 복원하고, 남북 평화협력을 기원하기 위해 문화재청, 한국문화재재단, 강화군, (사)섬연구소가 민관협력으로 칠월칠석에 맞춰 추진됐다.
이날 행사는 사전공연으로 강령탈춤보존회의 마당놀이를 시작으로 기념사 및 축사, 헌수(나무 주변 막걸리 붓기)와 축하공연 등이 이어졌다. 축하공연으로는 평화의 시 낭송, 태평성대‧살풀이‧판소리 등 전통공연, 북한의 암나무를 기리는 수묵화 그리기 퍼포먼스에 이어 전 출연진과 지역주민이 어우러진 화합의 대동놀이가 펼쳐졌다. 특히, 은행나무 앞에 은행나무 부부의 생일상을 복원해 놓아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군 관계자는 “볼음도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살아온 나무로 민속적‧식물학적 가치가 높다”며 “은행나무 부부가 우리 분단의 아픔을 나타내듯 하루 빨리 통일의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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