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작물은 특성상 친환경재배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지만,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자연 순환농법을 실천해 ‘유기농 배’ 인증을 받은 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함평읍 박창범(45) 씨는 1ha규모의 농장에서 ‘순환농법’으로 배를 재배해 2017년 한국농식품인증원으로부터 유기농 인증을 획득했다.
유기농산물 인증은 토양 재배관리와 작물의 병해충 방제, 토양 분석, 수질 분석 등 아주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조차도 과수 품목은 친환경재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이후 줄곧 배농사만 지어온 베테랑 농사꾼 박 씨의 얘기는 다르다. 20년 이상 배만 재배해왔으며 특히 8년 전부터는 친환경농법을 실천해왔다. 처음에는 관행농업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으나 유기농 선도 농업인들을 만나게 되면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단다.
친환경농법 실천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박 씨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생과 수확이 거의 전무했으나 지난해 드디어 값진 열매를 얻었다. 도전한 지 7년만에 얻은 결실이어서 더욱 값지다.
과수원에 자라는 잡초를 없애지 않고 호밀, 헤어리베치 등 녹비작물을 재배해 지력을 증진시키고 토양에 양분을 공급했다. 장어액비, 돼지감자풀추출물, 양파추출물 등 식물이 가진 다양한 성분을 추출해 석회와 유황 혼합물에 섞어 살충 및 살균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부족한 것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공시한 농자재 제품으로 채운다. 과수원 내부 제초는 하지 않지만 과수원 주변 울타리는 연 3회 정도 실시한다.
이렇게 해서 생산한 유기농 배는 유기농가 20여 명이 함께 설립한 한반도유기농배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서울과 지역 급식으로 나눠 납품하고 있다. 배즙과 같은 가공품은 현재는 양이 적어 직거래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씨의 유기농 배는 5kg 한상자당 3만 원 정도로 일반 배 2배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연 6천만 원 정도의 소득을 얻고 있다.
박 씨는 “참된 유기농을 실천해온 선배들을 보면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 생산을 위한 꿈을 기르게 됐다”며 “앞으로도 바른 먹거리 생산을 위한 친환경 과수 재배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석봉 전라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친환경 과일이 안정적으로 판매되도록 학교급식과 방과후 학교 과일급식 지원 등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유기농 과수 성공사례를 표준농법으로 매뉴얼화해 과수 등 친환경 재배농가에 적극 전파함으로써 유기농업을 확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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