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천에서는 사회적경제 조직이 함께하는 취약계층 생활환경 개선서비스 ‘러브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부천원미지역자활센터, ㈜크린서비스청, ㈜한결쉐어링, ㈜조은인테리어, ㈜지엔그린, 크린토피아 송내역점이 참여했고 누구나미디어협동조합이 현장을 기록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복지서비스는 대부분 경제적 지원과 자녀양육 지원을 중심으로 제공돼 왔다. 경제적인 문제 해결에 중심이 쏠려있는 사회복지서비스가 놓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회적경제 조직은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거환경에 주목했다. 이들이 함께한 생활환경 개선서비스 ‘러브하우스’ 프로젝트에서는 주거환경과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한 사회복지서비스 대상 32가구를 우선 발굴하고 청소, 방역, 세탁, 집수리, 원예서비스를 통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했다.
러브하우스 프로젝트 관계자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취약계층 가구가 너무나 많다.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거환경 문제는 단순히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 정도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취업과 생계에 매달려 뒷전으로 밀려버린 주거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개 사회적경제 조직이 손을 잡았다.
참여주민 선정부터 서비스 제공, 사후관리까지 함께 만들어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연대와 추가 자원연계를 통해 사업의 지속가능성도 고민하고 있다”며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바퀴벌레 득실득실한 쓰레기더미 집의 변신
부천원미지역자활센터는 지난 2016년 6월 부천시 무한돌봄센터와 함께 지역사회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욕구 조사를 진행했다. 취약계층 가정에선 우선순위인 경제활동에 밀려서 몸 하나 누일 공간 없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돈이 될까 싶어 폐지나 재활용품을 집에 쌓아두면서 쓰레기더미가 되고 음식물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못해 해충이 발생하면서 편하게 누울 공간도 없는 상황이 돼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바퀴벌레나 거미, 쥐, 먼지다듬이 같은 해충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러브하우스 프로젝트에서는 냄새나는 화장실과 주방,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찌든 때와 얼룩, 곰팡이로 새카맣게 변해버린 벽지를 교체하고 구석구석 손봐야 할 곳을 보수했다. 이불과 옷가지를 세탁하는 것은 물론 정리수납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었던 건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역사회와 손을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결쉐어링 김은숙 대표는 “현장을 보면 아시겠지만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저소득층은 임대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밀집돼 있는데, 한 가구의 비위생적인 환경은 다른 가구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주민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며 “청소 전문인력이 약품과 장비를 사용해도 몇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전문적인 서비스 개입이 필요한 가정이 너무나 많다”고 설명했다.
사실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업에서도 취약계층 가정의 청소 지원을 가장 힘들어한다. 해충작업, 찌든 때 제거, 수납정리, 폐기물 처리 등은 강한 노동강도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쾌적한 환경 유지하려면 장기적 사례관리 필수
러브하우스 프로젝트 관계자는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1차 목표였다면 개선된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2차 목표다. 안타깝게도 서비스를 제공 받은 가구는 시간이 지나면 원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받은 가정에서 향후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시설이나 사회적경제 조직이 사례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러브하우스 프로젝트는 부천원미지역자활센터를 포함한 6개 기관이 먼저 시작했지만, 부천시와 36개 동주민센터, 부천시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한 지역 내 다양한 자원이 확장된 네트워크 안에서 주거환경 위기 가구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실마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2월 18일 오후 3시 부천원미지역자활센터에서 사업수행기관이 모여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정, 시급한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한 러브하우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후속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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