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일본 출장 마지막 날인 28일(월) 효고현 아와지 섬을 방문했다.
아와지 섬은 제주도의 1/3 크기 면적에 인구 13.5만명, 3개 시(아와지 시, 스모토 시, 미나미아와지 시)로 이뤄져 있다. 아와지 섬은 일하는 방식을 바꿔 외지 청년들을 유입하는 ‘아와지 일하는 형태 연구섬 프로젝트(이하 연구섬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청년 유출, 고령화 등을 겪고 있는 일본의 여러 지자체도 아와지 섬을 답사할 정도다.
연구섬 프로젝트(12~15년)는 농어촌 지역의 공동화, 고령화를 막기 위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추진한 ‘지역고용창조추진사업’의 일환이다.
청년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 농어촌으로 청년들을 유입시키는 프로젝트로 자연자원 활용 등 지역에 기반을 둔 일자리 창출(커뮤니티 비즈니스)을 강조했다.
단순한 회계, 마케팅, 창업기술 강좌가 아니라 사업성과 사회성을 두루 갖춘 일거리와 일하는 방식을 창조한 사업이다. 아와지 섬 상황에 맞게 ‘관광’과 ‘농․축산물 먹거리’를 테마로 설정하고 아와지 지역고용창조 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분야별 전문가를 섭외해 각종 일자리 프로젝트와 창업 강좌를 진행했다.
각 프로젝트와 창업 강좌에 참석할 수강생(지역민+외부 청년 등)은 ‘지역 어드바이저’가 섭외했다. 12~15년까지 18종류의 프로젝트와 강좌를 통해 지역 자원을 활용한 특화상품 14종, 지역에 맞는 관광투어 상품 7종을 개발하였으며 약 1,400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수강생 중 1년 뒤에도 취‧창업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179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섬 프로젝트의 결과와 참여한 전문가, 강사진, 수강생, 지역 어드바이저 등의 소감은 ‘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라는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연구섬 프로젝트의 ‘지역 어드바이저’였던 야마구치 구니코 씨는 이철우 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지역을 브랜딩해 더욱 지역답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에 적합하고 지역민이 가장 잘 아는 일자리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협동조합 청년들도 “단순한 금전 보상이 아니라 지역에 잠재된 가치를 일자리로 창출하는 과정에서 즐거움, 일에 대한 자긍심,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며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지역에 정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고 덧붙였다.
연구섬 프로젝트는 15년 종료되었지만 그 이념을 계승한 ‘하타라보지마 협동조합’이 16년 1월 창립되어 교육사업, 코워킹(co-working) 공간 운영, 취‧창업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 특유의 부가가치 상품 개발 등 지역에 기반을 둔 일거리 창출이 대세인 ‘로컬 지향의 시대’로 가고 있다”면서 연구섬 프로젝트를 총괄한 아와지 지역고용창조 추진협의회와 지역 어드바이저 등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에서도 지역자원을 활용한 상품개발, 체험, 관광, 6차산업 등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원활히 발현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지사 일행은 연구섬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한 후에는 일본 출장의 마지막 방문지로 ‘아와지 미치노에키(道の駅)’에 들렀다.
미치노에키란 ‘길위의 역(駅)’이라는 뜻으로 국도변 휴게소와 지역진흥시설이 합쳐진 시설을 말한다.
일본 전역에 1,150여개소가 존재하는데, 곳에 따라서 화장실과 주차장만 있는 곳도 있고 관광 테마파크나 방재(防災)기능, 병원시설, 문화행사 기능을 갖춘 곳도 있을 정도로 형태가 다양하다.
특히, 농촌지역에 위치한 미치노에키는 지역 농산물 직판장, 지역민 문화시설, 고용창출, 생활편의시설 등을 확보해 농어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미치노에키 자체가 관광지가 돼 미치노에키만 둘러보는 관광 상품이 있을 정도다.
경북 방문단을 안내한 ‘아와지 미치노에키(道の駅)’총무부장 쿠라모토 히로아키 씨는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미치노에키가 농촌지역 활성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단순한 휴게소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밀착해 운영하는 미치노에키의 강점을 강조했다.
경북도는 추후 미치노에키와 유사한 ‘지역진흥시설’을 설치해 인근 마을과 소득‧고용‧특산품 판매, 공동체 활동 등을 연계하여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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