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동 벨이 울렸다. 구조 출동 건. 지령서에는 "아들이 자살을 하려해요" 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으로 빠르게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하여 팀을 나누어 수색을 시작했고, 옥상으로 가는 계단에서 죽음을 선택한 환자를 만나게 되었다.
계단 난간에서 안좋은 선택을 해버린 요구조자를 맞이했고, 이미 의식은 없었으며 얼굴빛은 청색을 넘어 어두운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 당황 할 틈도 없이 진행된 구조 작업... 환자를 내리고 바로 환자평가를 하였는데 다행히도 맥박과 호흡이 있었다. 현장에서 환자평가와 처치를 한 후 병원으로 이송하는 동안 심폐소생술에 힘을 쏟았고 노력에 보답하듯 환자는 의식을 되찾았다.
그 때 상황을 돌아보면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 것 같다. 현장에서 목 맴 환자를 처음 본 것이었기에 많이 당황하고 놀랐지만 선배 구급대원의 노련한 처치 아래 환자를 얼른 바닥으로 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였고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로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등 응급처치에 나섰다.
무엇보다 환자를 구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출동하여 현장에 빨리 도착했고, 각각 구역을 맡아 수색해 환자의 의식을 되찾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
불과 10분 전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포기 했던 환자가 토할 것 같다며 힘들다 말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이 한 순간의 생각으로 너무나 허무하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 했다.
삶에 지쳐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오죽하겠냐마는, 매일 24시간 시민의 곁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이 있음에 삶의 용기와 긍정의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통해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차량과 소방대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우리가 구한 그 귀중한 생명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인천서부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사 심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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