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설치돼 전국에서 몰려드는 조기잡이 배의 길잡이 역할을 했지만 안보문제로 1974년 가동을 멈췄던 인천 연평도 등대가 45년만에 재점등을 할 예정이며, 17일 기념행사를 한다.
해양수산부는 17일 오후 7시 20분 옹진군 연평도등대에서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점등식을 연다. 해수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서해 5도에서 일출 전 30분, 일몰 뒤 30분 등 1시간의 야간 조업이 허용됨에 따라 어민 안전어로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연평도등대 재점등을 결정했다.
최신형 등명기로 교체한 연평도등대는 20마일(약 32㎞)까지 불빛이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보상 이유로 북쪽을 향한 등대 창에는 가림막을 설치해 북한 땅에는 불빛이 보이지 않도록 조처했다. 이는 최근 군의 군사행동 등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연평도 서남단 해발 105m 지점에 있는 연평도등대는 1960년 3월 설치됐으나, 등대 불빛이 간첩의 해상 침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1974년 1월 폐쇄됐다. 폐쇄 전 ‘등대지기’가 있는 유인 등대였다. 연평도등대 폐쇄 뒤 당섬부두 방파제에 있는 소형 등대를 활용해 어선들의 안전 항해를 유도해 왔기 때문에 어민들은 그동안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해수부는 그러나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이 추진되고, 서해 5도 야간 조업이 시행되는 등 주변 조업여건이 변화하자 연평도등대를 재점등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기념사에서 “연평도등대가 비추는 불빛이 연평어장과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경제 번영을 돕는 ‘희망의 불빛’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준하 행정부시장은 “향후 인천항과 해주·남포항을 잇는 화물선·컨테이너 항로가 개설되면 연평도등대가 연평도 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 운항을 위해 불을 밝혀줄 것이다.”라며, “남북 관계개선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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