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피리’와 ‘파랑새’, ‘全羅道 길’ 등으로 널리 알려진 한센병 시인 한하운(1920~1975)을 재조명하기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부평구에서 열린다.
부평구(구청장 홍미영)와 부평역사박물관(과장 정진철)은 오는 23일 오후 1시 부평구 소재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한하운, 그의 삶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갖는다.
부평을 중심으로 한센인 권익운동과 교육 사업을 벌이다 1975년 부평구 십정동에서 간경화증으로 타계한 한하운 시인의 생애와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지난 2016년 ‘인천가치재창조 선도 사업 공모’에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한하운 재조명 사업’을 제출, 선정된 후 꾸준히 한하운 시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그 결과를 지역사회 및 학계와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이날 ‘한하운시초’를 주워 읽고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다는 고은(高銀) 시인이 축사를 하며, (재)인천문화재단 한하운 전집 편집위원회 엮음의 ‘한하운 전집(문학과 지성사, 2010년)’이 “획기적임에도 원전비평과 전기비평에 미흡하다”고 아쉬워했던 최원식 한국작가협회 이사장(전 인하대 교수)이 ‘한하운과 한하운 시초’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최원식 이사장은 “‘나(癩)시인’이라는 호명에서 보듯, ‘나병’이 ‘시인’을 압도한 탓인지 문단, 평단 그리고 학계 모두 그를 시인으로만 보는 데는 은연중에 인색한 듯도 싶다”고 안타까움을 내 비치고 있다.
요시카와 나기 일본 릿쿄대 강사는 ‘한하운과 일본’이라는 연구 발표를 통해 한하운의 일본 세이케이(成蹊) 고등학교 입학에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일본의 나(癩)문학’과 한하운 시인의 작품세계를 비교한다.
최옥산 중국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교수는 ‘베이징 농학원 시절과 중국의 한하운’이란 연구로, 그의 중국 행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나간다.
국내에서는 경희대 고봉준 교수가 ‘세계 상실에 맞선 생명의 영가(靈歌) : 한하운의 시세계’를, 동국대 박연희 교수가 ‘한하운 시의 월남의식과 문둥이 표상’을 주제로, 세상에서 버림 받았던 한센병 시인 한하운의 시세계를 설명해 준다.
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는 ‘귀향의 미로에 갇힌 경계인의 시공간’이란 연구로, 한하운의 연보를 세밀하게 추적해 소개한다.
부평역사박물관과 부평구는, 그동안 한하운 시인의 작품에 대해 구체적으로 토론할 수 있었던 자리가 부족했던 점과 특히 시인의 이력에 대한 진위논란이 제기되어 왔던 점을 감안, 이번 국제심포지엄이 한하운에 대한 잘못된 풍문을 바로잡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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