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 노조 파업, 시내버스 노조 파업, 르노삼성 노조 파업 등 시민들이 우려한 많은 노동쟁의들이 합의를 통해 해결되고 있습니다. 노와 사는 물론, 시민 모두의 높아진 의식 수준이 ‘대화와 협의를 통한 해결’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위대한 힘을 부산이 앞장서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7월 15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시 주간업무회의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잇따른 부산의 대형 파업들을 대화와 타협이라는 성숙한 방법으로 풀어낸데 대한 소회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취임한지 1년이 넘었다. 그간 부산시를 둘러싼 노사갈등이나 파업에 오 시장이 보여준 태도는 바로 시민우선주의였다. 노동자의 노동·인권의 가치와 단체행동권으로 대표되는 헌법상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시민의 불편은 최소화하였다.
지난 7월 11일 부산교통공사 노사협상은 파업 이틀 만에 타결됐다. 4월4일 제1차 단체교섭으로 시작된 양측의 협상은 결국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7월 9일 노조 비상총회를 통하여 파업이 결정됐다.
당초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길어질 것 같았던 협상은 핵심쟁점인 임금을 0.9%로 인상하도록 하고 신규인력 채용은 540명으로 합의하는 등 합리적 선에서 잠정합의안에 전격 합의했다.
버스노사 갈등해결은 더욱 극적이었다. 지난 5월 8일 1차 조정회의가 결렬되고 5월 15일 파업이 예고되었다. 전날 3차 조정회의까지 결렬되고 합의가 되지 않던 협상은 당일 새벽 4시 50분 경 합의하여 아슬아슬하게 정상운행이 가능했다.
합의안도 당초 노조 요구안이 8.1% 인상, 사측 제시안이 2.0%였던데 비해 3.9% 인상으로 결정되어 상당히 합리적인 결과로 평가받는다.
9개월간을 끌어온 르노삼성 노사 임금단체 협상은 부산 지역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특히 르노삼성 문제는 민간기업 노사문제로 부산시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 시장은 특유의 경계없는 행정스타일을 발휘했다. 지난 3월 르노삼성 자동차부품업계 현안간담회를 개최, 협력기업의 애로사항을 들은 후 4월 산업부 관계자와 함께 부산공장을 방문하여 대책을 논의하는 등 상생협력의 길을 만들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자동차 사장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시장에 대한 지속 투자를 약속받기도 했다. 결국 지난 6월 노사 임단협이 타결되고 부산공장이 정상가동에 돌입했다. 부산시는 청춘희망카사업, 르노삼성 협력업체 특례보증 지원한도 확대, 친환경차 부품융합 클러스터 조성 확대 등 앞으로 기업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타결을 축하하고 메이드인 부산운동을 격려하는 뜻으로 QM6를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보였다.
협상 과정에서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시민편의 조치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버스노조 파업에 대비 전세버스 운행을 준비했으며, 교통공사 파업 기간에도 출퇴근 지하철 운영은 정상 운영하도록 하였고, 그 외 시간대에도 열차운행률을 73.6%로 유지하는 등 최대한 혼란이 없도록 관리했다.
오거돈 시장은 “노사간 갈등이 발생했을 때 민선7기의 원칙은 노동과 인권의 가치, 그리고 시민의 행복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을 최우선에 놓고, 노동자의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대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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