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경찰서 만수지구대(대장 강철희)는 2019년 9월 2일 “딸이 보증 선 빚을 못 갚으면 딸을 죽여버리겠다.”라고 하면서 돈 2천만원을 요구한 보이스 피싱 사건과 대출 사기범에게 속아 돈 2천3백만원을 인출하여 그대로 사기를 당할 뻔한 사건 등 두 건의 보이스 피싱 사건을 예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동구 만수동에 사는 할머니(83)는 9월 2일 오후 1시경 전혀 모르는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
그 남자는 할머니에게 “지금 당신 딸을 우리가 데리고 있다. 당신 딸이 친구 빚 보증을 섰는데 지금 당장 갚지 않으면 딸을 죽여버리겠다. 딸의 목소리를 들려주겠다.”라고 하면서 여인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할머니가 휴대폰으로 들은 여성의 목소리는 물론 할머니의 딸이 아니었다.
다만“엄마! 나야! 빨리 빚 못 갚으면 나 죽어!”라고 다급하게 울부짖는 여인의 목소리를 딸의 목소리로 속은 할머니는 그 여자를 자신의 딸로 단단히 오해했다.
딸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의 할머니는 인근 금융기관을 찾아가 돈 2천 만원을 인출했다.
범인은“지금 이 시간부터 절대로 전화를 끊지 말라, 전화가 끊기면 딸을 죽이겠다. 당장 서울로 택시를 타고 오라”고 했다.
택시를 타려던 할머니는 언젠가 경로당에서 만수지구대 경찰관들로부터 보이스피싱범에 대한 교육을 들었던 적이 생각나 황망한 가운데서도 만수지구대를 찾았다.
지구대를 찾은 할머니는 경찰관을 보기는 했으나 딸의 목숨이 어떻게 될까봐 무서워 처음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땀만 흘리며 우물쭈물 하기만 했다.
그러나 “무슨 일이시냐?”고 집요하게 묻는 경찰관에게“딸을 죽인대! 딸 때문에 2천 만원을 찾았는데 빨리 서울 가야해”라고 하였다.
지구대 상황 근무 중이던 안경장은 순간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할머니를 붙잡고 늘어졌다. “할머니 이거 대표적인 보이스 피싱 사기 사건입니다. 저희가 곧바로 따님의 안전을 확인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범인에게서 걸려온 연결중인 상태의 전화를 끊으면 범인이 눈치를 챌 것임이 분명하고, 전화를 끊지 않은 상태에서 할머니 전화기 속에 저장된 딸의 휴대폰 번호를 알 수는 없었다.
안경장과 동료들은 기지를 발휘하여 할머니와 필답으로 딸과 사위의 이름을 알아낸 다음 신속하게 할머니의 사위와 딸의 전화번호를 추적했다. 연결된 할머니의 사위와 통화를 시도했다. 마침 사위는 딸과 함께 있었다.
할머니의 딸은 다른 지역에서 남편과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시각 학원에서 남편과 함께 강의를 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엄마! 나야! 내가 무슨 빚 보증을 서! 나 여기 조서방하고 멀쩡히 강의하고 있는데 무슨 납치야! 정신 차리세요! 경찰관 말씀 들어요!”
만수지구대 안경장은 말레이시아에 서버를 두고 대포폰을 사용하는 사기꾼 범인을 붙잡지는 못했지만 추석을 맞아 보이스 피싱범이 기승을 부리므로 국민들이 주의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안경장은 보이스 피싱은 예방이 최고이며 한 번 당하게 되면 현금을 찾거나 주범을 검거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했다.
안경장은 같은 날 싼 이자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금융기관에서 2,300만원을 인출해 사기를 당할 뻔한 사건도 예방했다고 하면서 모르는 전화, 금융기관이라고 하는 전화, 수상한 전화를 받으면 대꾸를 하지 말고 가만히 듣고 있다가 일단 전화를 끊은 다음 그 걸려온 전화번호로 역으로 전화하여 확인하거나 경찰관서에 신고하여 확인해 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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