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미국 뉴욕에서는 검사출신 ‘루돌프 줄리아니’가 시장 자리에 앉는다. 그 당시 뉴욕의 범죄율은 악명이 높아 과연 새 시장이 이를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시장으로 부임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지하철의 낙서를 지우는 일이었다. 시민들은 낙서를 지우는 것이 범죄율과는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비난했지만, 수년이 걸려 낙서를 지운 후 뉴욕시의 범죄율은 80%가 급감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낙서를 지우는 것이 범죄율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를 뒷받침해주는 이론이 있다. 바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이 이론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범죄가 발생했을 때 처벌하지 않으면 더 큰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낙서를 지우는 것은 이 이론을 환경의 개선의 방법으로 적용한 것인데 이 것을 셉티드,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범죄예방 환경설계라고 한다. 셉티드의 방법을 통해 사람들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지게 되고 잠재적 범죄자들은 범죄 억제 심리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인천 연수 경찰서에서는 안심주차장을 지정하여 CCTV의 설치를 늘리고 LED등을 설치함으로써 조도를 개선하고 있다. 특히 심야 시간대에 여성들이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것을 꺼려했는데 환경 개선 이후 주차장 이용 빈도가 늘고 있고 연수구청과 협조를 통해 주차장의유지, 관리, 환경 점검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에는 지자체에서 곳곳에 운동시설과 운동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안전 가로등을 설치해 긴급상황에서 그 위치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6개의 안심주택을 지정하여 주민들이 위급상황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부산 영도구 대평동, 연제구 연산동, 사하구 신평동 등에는 벽화를 조성하여 주민들의 심리적 안정의 도모와 주변 환경 정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경찰에서는 미러 시트지(유리 거울과 같은 얇은 반사 필름)를 원룸 빌라 입구, 아파트 입구에 부착하여 쫓아오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게 환경을 개선하고 있으며, 특정한 이미지나 문구를 LED 조명을 이용하여 벽면이나 바닥에 투사하여 시민들에게 문구를 전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여하여 유지 관리에 힘쓴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연수경찰서 연수지구대 순경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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