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던 코로나19 대구지역 확진자들이 지난 12일 마지막 한 가족을 끝으로 모두 퇴원해 대구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은 대구 확진자는 모두 30명. 이들은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와 광주공동체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모두 완치됐다.
대규모 코로나19 감염으로 병상이 부족해 치료에 애를 태우던 대구 확진자들을 광주의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하겠다는 광주공동체의 특별담화가 발표된 지 43일, 첫 대구환자가 입원한 지 40일 만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3·1절이던 지난달 1일 광주공동체 특별담화를 통해 “대구 확진자들을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빛고을전남대병원에 격리 입원시켜 치료토록 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시장은 “대구시민들이 코로나 확진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방치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1980년 5월 수많은 연대의 손길들이 광주와 함께 했던 것처럼 지금은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이다”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특별담화에는 광주광역시와 5개 구청, 시의회, 시교육청, 오월단체, 보훈단체, 종교계, 경제계, 시민사회, 의료계 등 광주지역 각급 기관·단체들이 총망라해 참여함으로써 그 의미가 컸다.
광주의 특별담화는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해 대구 확진자 수용을 망설이던 다른 지자체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등 재난 상황에서 자자체간 새로운 협력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병상나눔은 광주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 해묵은 지역감정을 완화해 영호남간에 화합과 연대의 초석을 놓는 계기를 마련했고 특히 광주-대구간의 달빛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성과도 남겼다.
실제 퇴원 환자들은 당초 광주에 가졌던 선입견을 떨치고 고마움과 함께 광주를 다시 찾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지난달 11일 첫 번째로 퇴원한 일가족 4명은 “입원 치료기간 광주시민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정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면서 “마치 광주에서 편안한 여행하고 가는 것 같다”며 광주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가족은 이용섭 시장에게 문자를 보내 “시장님과 광주시민, 병원 관계자, 이송해주신 소방대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광주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저의 작은 힘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어린 아이와 함께 광주에서 치료받아 완치돼 지난달 25일 퇴원한 또 다른 확진자 A씨는 병원 홈페이지에 그간의 심경을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코로나 확진을 받고 다음날 아이까지 확진받던 날 하늘이 노랬습니다. 병상이 없어 며칠을 여기저기 전화하며 불안해하고 있을 때 광주에서 저희 모녀를 받아주시겠다는 연락에 어린 아이를 안고 주저없이 광주까지 내달려 왔습니다”라며 당시의 막막했던 당시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도착 첫날 저녁 낯선 지역에 아이와 저 단둘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막막함과 두려움, 긴장감,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면서 그러나 “의료진이 각별히 신경써주시고 아이 장난감·인형이며 의료를 뛰어 넘어선 배려와 따뜻한 보살핌이 제겐 매일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라고 적었다.
빛고을전남대병원에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많은 편지와 참외상자 등이 전달됐고, 광주시에도 경북 성주참외 10상자가 배달되기도 했다.
대구 달서구 학부모 봉사모임인 달서사랑봉사단은 대구를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준 광주시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광주광역시자원봉사센터에 성금 115만원을 기부했다.
더불어 많은 언론이 병상나눔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평가하는 보도를 내보냈고, 이들 기사에는 광주의 결정을 지지하고 평가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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