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국내외적으로 이렇게 소란스러울 때가 있었나 반문해 본다.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우리의 일상적 기능이 마비되고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들에게 새로운 삶의 패턴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 등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제는 예측도 하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벌써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이 정상인지, 정상이 아닌지 구분이 안된다. 직장에서는 화상회의, 사회적 커뮤니티 중단, 제조업체의 폐업, 서민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생계 걱정, 마스크 문화, 개학 연기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의 삶들이 어려워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는 두고 마음의 거리는 좁히자”는 카피가 생겼지만 좁혀지고 있는 것일까.
이런 가운데, 노인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된 어르신들을 살핀다는 것이 쉽지 않다. 어르신들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여러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노인복지과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WHO 고령친화도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장사업무(장례식장, 장제비, 화장장 건설), 기초연금, 무료급식,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노인장기요양급여 지원, 노인복지관, 경로당, 시립 노인전문요양원 및 재가노인지원센터, 대한노인회, 노인일자리 등 다양한 업무를 4개팀 24명이 2,867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큰 조직이다.
부천시는 노인인구가 103,514명(2019.11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830,811명)의 12.4%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노인복지시설 417개소(주거복지1, 의료복지137, 재가복지30, 장기요양 249개소)에 근무하는 사람이 6,500여명(종사자 3,000여명, 시설 대상자 3,500여명)이고, 베이비 부머 세대의 점점 증가로 UN에서 정한 고령화사회(7%)에서 고령사회(14%)로 진입하고 있으므로 고령사회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어르신 일자리 중단, 노인복지관 휴관, 경로당 휴지, 요양원 및 주야간보호센터 휴원, 코로나 감염병으로 돌아가신 분에 대한 장례 매뉴얼 준비,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시설방역 등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기존 노인복지업무도 과부하 상태인데 새로운 업무들로 직원들의 피로도가 계속 쌓이고 있다. 마스크를 구하느라 동분서주 해야 하고, 현장에 출장을 나가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등 처음 있는 일이라 우왕좌왕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 시기가 지나면, 어떻게 그 시기를 지나왔는지 지난 시간에 대한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르신들 최고의 즐거움이었던 경로당과 복지관이 기약 없는 휴관으로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감은 점점 커지고, 평소에 제공되던 건강관리가 끊기고, 만성질환 악화가 우려되는 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정말 일상의 즐거움이 기적이었다.
우리 시에서도 코로나 블루로 인해 우울감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반려식물을 제공하여 마음을 달래 드리고, 대체식과 영양제를 통해 건강을 돌보고, 영상시스템을 통한 면회로 심리적 안정을 돕고, 적극적인 상담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답답함을 해소시키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 있는 많은 의사협회, 약사협회, 사회복지 단체 등 네트워크를 통해 “시민을 내 가족처럼 환자를 내 생명처럼” 돌보며 힘을 모았다. 공동체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며 민민, 민관 등 함께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 시간들이었다. 아직도 공공기관은 비상 근무를 통해 안전점검과 감염병 대처를 하고 있고, 민간기관인 노인 주거복지, 의료복지, 재가노인복지, 장기요양기관들은 시설방역과 어르신 보호대책으로 날마다 정성을 쏟으며 서로 돕고 함께 견디는 협동심과 인내심으로 이 국면을 잘 대처하고 있다.
또한, 여기저기에서 방역물품(마스크, 손 소독제, 살균제 등), 영양제, 식품 키트, 시설 소독지원 등 후원금품을 지원해 주셔서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시기를 함께 걱정하며 참여해 주시는 시민들의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일상과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해야 일들이 많이 남았다. 복지관 개관, 요양원 및 재가센터 개원, 경로당 개소로 인한 시설 점검, 건강상담, 노인복지관 리모델링, 방음공사, 경로당 신증축 및 에어컨 점검, 노인 일자리 수당 지급,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 앞으로도 긴장은 늦출 수가 없다.
우리가 코로나19로 큰 시련과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조금만 더 참고 갔으면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음을 얻은 것은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재난과 위험 앞에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어르신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아니 모든 시민들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부천시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기부천시 노인복지과장 이장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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