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온라인 브리핑.
4월 28일 10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10,752명이고 서울시의 신규확진자는 4명으로, 모두 해외입국 관련자들입니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633명입니다. (※ 4.28 10시 기준)
그동안 부활절과 21대 총선으로 대규모 이동이 있었지만 우려했던 감염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전국의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고, 서울은 사흘동안 신규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세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 수치가 폭풍전야의 고요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방역에 있어 세계의 표준이라 불릴 만큼 이 사태를 잘 이겨나가고 있지만 한순간의 방심이 감염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코로나19는 지금까지 우리가 겪었던 어떤 감염병과도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고,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순차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가면서도, 더 치밀하고 철저하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2차, 3차 유행을 대비해 나가야 합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이 방역의 주체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생활해야 합니다.
이미 우리는 이번 코로나 19를 겪으며 우리사회에 축적된 힘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일궈온 강한 민주주의와 기술의 발전과 산업 경쟁력이 어우러져 만든 성과입니다.
단순한 경제적 이해를 넘어 한 나라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조화로운 연대가, 우리 삶과 건강, 공동체를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민의 힘과 국가의 책임이 결합되었을 때 우리는 표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공공은 보다 무거운 책임의식을 갖고, 다음 대비책은 무엇인지 더욱 치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 미 공병부지 이전 및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설립제안"
앞으로 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사회가 준비해 나가야 할 핵심과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입니다.
오늘 그 첫 번째로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를 제안 합니다.
이번 대구 경북 집단감염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우리의 공공의료체계는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비단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전국의 의료자원과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특히 신종감염병 사태에서는 초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게는 방역 시스템의 작동과 함께 치료의 지침을 마련해 줄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이 없습니다.
따라서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한시도 늦출 수 없습니다.
지난 2015년, 우리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감염병 전문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깊히 통감하였습니다. 그러나 2017년,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치할 법적 근거가 마련 되었음에도 아무런 진척 없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감염병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 최단기간 안에 중앙 감염병 병원의 건립이 추진될 수 있도록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1958년에 개원해 심각하게 노후화된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울 중구 방산동 일대의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함과 동시에 ‘부설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제대로 된 ‘국립외상센터’를 함께 건립해 주실 것을 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합니다.
이는 지난 17년 동안 표류해 온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국가의 중심이 되는 공공병원을 바로 세워, 인구의 절반인 2,500만명의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의 감염병 대응기능을 강화하는 조치가 될 것입니다.
만약 정부가 서울시가 제안하는 대로 국립중앙의료원을 미국 공병단 부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한다면 서울시는 현재의 국립중앙의료원 부지의 매각이나 공병단부지 사용과 관련하여 최대한의 협조를 해 드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또 하나 꼭 이루어져야 할 조치가 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이전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신축해 개원하기까지는 최소 3-4년이 소요될 것입니다. 시민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미래에 생길 감염병 전문병원이 아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집단감염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부지에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이 건립되기 이전이라도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질적인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시길 바랍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과 중앙감염병원 설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함께 해주신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님과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님께서 설명해 주실 것입니다.
서울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린다는 각오로 서울시는 앞으로 예상되는 제2, 제3의 팬데믹에 대비해 물샐틈없는 준비를 하겠습니다.
서울시는 언제나 코로나19와의 싸움 최전선에 있겠습니다. 서울시의 백신은 변함없이 시민여러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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