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공간이란 모든 가족이 심리적으로 친숙하고 안정감을 느끼며 삶을 살아가는 공간이자 우리가족을 보호해주는 울타리 같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삶의 가장 기본적인 근거지이며 ‘외부의 물리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주택 ‘내부로부터의 위험’ 즉 화재와 같은 재난상황에 대비하여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울타리는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주택 내 화재상황에 신속하게 대처가 가능한 주택용 소방시설이라고 생각한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말한다. 감지기의 경우 내장된 배터리로 10년간 사용가능하며 화재발생시 연기를 감지하고 경보음을 울려 신속한 대피를 용이하게 해주며 소화기는 모두가 알다시피 소화 약제를 분사하여 화재초기 화재진압에 용이한 장비이다.
소방청 통계기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간 전국 화재는 총 340,790건이며 그 가운데 주택화재의 비율은 62,634건으로 약 18.6%의 비중을 차지하며 전체 화재 사망자 2,455명 중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159명으로 약 47%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144명의 소중한 생명이 주택화재로 인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소방시설의 부재, 불법주정차와 좁은 골목길로 인한 출동대의 현장 도착 지연 등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2월 소방시설법 제8조가 시행되며 모든 주택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 되어 있지만 19년 기준 전국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율은 56%로 절반에 가까운 가정이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로부터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설치를 법제화한 외국의 사례를 들어보면 미국은 1978년 설치율 32%에서 2010년 96%를 달성하였으며, 영국은 1989년부터 2011년까지 설치율 88%, 일본은 2014년까지 80%의 설치율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56%, 영국은 54%, 일본은 12.4%의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크게 줄였다.
위와 같은 사례를 살펴보면 주택용 소방시설에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재난상황은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순식간에 불태운다.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표현하는 것 처럼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택용소방시설 설치율 100%라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서부소방서 대원소방엔지니어링 대표 고정근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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