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긴 장마와 국지성 집중호우 그리고 연이은 세 개의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길목에 들어섰다. 그리고 조금 후면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맞게 된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대규모 인구이동에 따른 코로나바이러스의 재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 예년만큼의 넉넉함을 느끼기는 어려울 듯하다.

일 년 중 가장 즐겁고 행복한 추석명절 연휴이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란 말처럼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명절이라는 들뜬 마음에 온통 정신을 빼앗기다 보면 작은 부주의가 큰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이 분석한 지난 5년간(2015~2019년) 화재통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에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1천440건으로 인명피해 79명과 재산피해 128억 원이 발생하였고, 이 중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499건으로 34.6%를 차지하였다. 이는 명절기간 주 생활시설인 주거시설에 대한 화재가 평상시 보다 7.6% 증가한 수치이다. (주거시설 화재 : 평상시 27.0%, 명절 34.6%)

또한, 지난 8년간(2012~2019년) 전국 화재 건수 대비 주택화재 발생률은 약 18.3%인 반면, 화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무려 47%로 절반 가까이가 주택에서 발생하였다.

이처럼 무서운 주택화재를 예방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고자 2017년 2월 5일 부터 모든 주택(아파트 제외)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제화하였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단독ㆍ다가구ㆍ연립ㆍ다세대와 같은 일반주택에 설치해야 되는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말한다.

소화기는 초기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으며,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연기 발생 시 경보와 함께 음성 메시지로 화재발생을 알려주어 신속한 대피를 가능하게 한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주택용 소방시설 의무설치를 법제화한 이후 주택화재 사망자가 크게 줄어들 정도로(미국 27년간 60%, 일본 11년간 20%) 작지만 그 효과는 아주 확실한 안전지킴이인 셈이다.

따라서 곧 다가올 이번 추석만큼은 평소 하던 선물 보다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로 특별함을 더한‘안전’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고향의 부모님과 친지 분들에게는 너무나도 뜻깊고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안전’이라는 특별한 선물로‘안심’되는 한가위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인천서부소방서 청라119안전센터 정일준 소방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