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여러분은 꿈에서 산에 불을 지르거나, 산불이 크게 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꿈에서 불을 크게 지르거나 본다는 것은 만사형통과 계획하는 일들이 순조롭게 풀리고 사업이 번창하며, 많은 재물과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로 해몽이 된다고 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 봄이 되면 역설적이게도 산불로 수천 년을 지켜온 아름다운 산림을 한순간에 잃을 것을 걱정하여야 하며 우리 모두는 이를 지키기 위하여 필사의 노력을 경주한다. 이는 춥고 긴 겨울을 견뎌온 산천초목은 거의 마를 대로 말라있는 상태여서 조그만 불씨라도 닿으면 짧은 시간 내에 큰불이 되어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4월 고성산불로 3,834ha의 산림피해와 2005년 4월 양양군 산불화재로 973ha의 산림이 소실되고, 천년 고찰 낙산사와 보물 제479호 동종이 녹아서 소실되었다. 2019년 4월 고성-속초 산불은 1,266ha의 피해와 함께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되었으며, 이때 소방청의 대응3단계 발령에 따라 전국의 가용소방차량 및 인력이 동원되어 진압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산림당국은 오는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조심강조기간을 지정하고 중앙 및 지역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소방서에서도 산불에 대비한 총력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근, 겨울 가뭄으로 땅이 마른 상태에서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원도 정선, 양양과 경북 안동, 예천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여 적지 않은 피해를 남기며 위험도가 높아지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상향하였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봄, 건조한 날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평년보다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불 발생 위험이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불위험도는 2월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상승하여 양쯔강 근처에서 생성된 고온·건조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특히 3,4월에는 전국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산림청의 최근 통계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중 65%가 봄철에 발생하였고, 산불 발생원인 중 입산자 실화,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등 인위적인 원인이 95%를 차지한 반면, 낙뢰 등 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발화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2017년 이후 매년 봄철마다 몇 차례 대형 산불(100ha 이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 만큼 올해는 그 연결고리를 반드시 끊을 필요가 있다.
기후 위기가 전 세계 핵심의제로 떠오르고 한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탄소중립을 앞다투어 선언하는 지금 산림의 보호 유지는 점점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으나,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 국토 면적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산림·농경지 면적은 해마다 그 이상으로 감소하고 있다. 후손에게 지키고 물려줘야 할 것은 아름다운 강산이요, 지금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영-정조 시절 문경새재에 표석(標石)으로도 전해지고 있는 ‘산불됴심’ 인 것이다.
인천강화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경 이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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