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부천 소재 A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아동학대 피해자의 어머니가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 글을 게시한 것이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다. 수많은 학대 정황이 발견되었고 해당 교사와 원장은 발뺌하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부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아동학대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책임자 처벌뿐만 아니라 아동학대가 계속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 역시 파악해야 한다.
가장 큰 원인은 소관 부처의 태도다. 아동 학대 예방은 소관 부처가 나서서 해야 할 일임에도, 어린이집 교사 개인과 개별 어린이집의 책임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교육 당국의 소극적 태도가 아동 학대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던 셈이다.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두 번째 원인은 어린이·청소년의 낮은 사회적 지위에 있다. 어린이·청소년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차별적인 사회구조가 이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뒷순위로 밀어내고 있다. 이들을 단순히 ‘미래 세대’로 지칭하고, 연민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구조적 문제들을 외면한 채 이번 사건을 넘긴다면, 결국 또 다른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해당 어린이집을 단순히 폐원 조치하여 그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한국 사회의 미래라고 지칭하며 학대와 폭력을 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의당은 부천시에 아동학대 사건의 사회적 책임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3월 18일
정의당 부천시갑,을,병,정위원회,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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