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mm라는 지능형 개인화 서비스를 필두로 AI,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을 검토했어요. 5년 전 종합기술원 전문가를 영입하고 자체 기술을 축적해오던 중 음성인식 기반 디바이스 개발에 대한 의견이 모아졌어요. 구성원들의 의지, 꾸준한 준비, 알파고 충격에 따른 시장 가능성이 NUGU의 탄생으로 이어진 거예요.”
NUGU는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엔진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주문에 최적의 답을 제시하는 스피커다. 원조 음성인식 서비스 ‘애플 Siri(시리)’와 유사한 듯 보이나 음악 감상 서비스를 중심으로 가정용 기기를 IoT로 묶을 수 있는 디바이스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딥러닝(Deep Learning)을 적용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진화하는, 즉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음성 인식률이 높아지도록 한 AI 엔진을 상용화했다는 데도 큰 의미를 가진다. 윤경아 AI 분석솔루션개발팀장은 서비스 측면의 가치도 강조했다. 그는 전신마비로 투병 중인 환자가 NUGU를 통해 전등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는 사례를 전하며 “우리 사회는 AI에 크게 영향을 받고 긍정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는 정해진 업무만 처리하는 약인공지능, 인간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강인공지능,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초인공지능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AI는 전방위적 분야에 접목될 수 있으나 그 시점의 기술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윤 팀장의 이야기다.
“국내 AI 수준은 인프라, 시장 규모, 전문 인력, 특허 수,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초기 단계예요. 그렇지만 자연어 처리, 통번역 수준이 향상되고 있어 향후 5년 안에 음성을 기반으로 한 인간과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가 대중화되고 다양한 산업군의 마케팅 활동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윤 팀장은 국내 AI 기술 역량 확보에 기업은 물론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원천 기술은 격차가 한번 벌어지면 따라잡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본적으로 AI는 양질의 빅데이터가 요구되는 분야임에도 활용에 대한 제도적 제약이 많아요. 개인정보 데이터 사용 규제 완화, 공공데이터 개방 인프라 구축 등이 매우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AI 원천 기술은 협업과 공유를 통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요. 사회적으로 기술 기여와 공유에 대한 의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가 다른 기술과 만났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 주도 R&D(연구개발) 사업의 균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트렌디한 분야에 예산을 집중하기보다 융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를 고려하고, 관련 기술과 인력을 육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위클리공감]
2017.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