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 일반 조리기구보다 무쇠 조리기구를 사용하면 식품의 철분 함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김치찌개를 비롯해 많이 소비하는 식품 8종을 선정해 일반 조리기구와 무쇠 조리기구(냄비, 프라이팬)로 각각 8회씩 요리한 후 철분과 중금속 평균 함량을 분석했다.
무쇠 냄비로 실험한 식품 4종을 보면 김치찌개는 원재료 철분 함량이 5.06mg/kg였으나 무쇠 조리기구로 요리 시 평균 38.53mg/kg으로 증가했다. 일반 조리기구로 요리 시 평균(8.07mg/kg)과 확연히 차이 났다. 김치찌개 철분 함량 증가량을 1인분 섭취량(약 200g)으로 환산하면 평균 6.7mg 철분을 추가 섭취하는 것으로, 이는 성인 여성 철분 1일 섭취권장량(14mg)의 47%다.
국물라면의 경우 원재료 0.42mg/kg에서 일반 조리기구 평균 0.77mg/kg, 무쇠 조리기구 평균 5.19mg/kg 등 원재료의 12.3배까지 철분 함량이 많아졌다. 된장찌개도 일반 조리기구 평균(3.84mg/kg)보다 무쇠 조리기구 평균(28.33mg/kg)이 더 많이 나왔다.
무쇠 프라이팬 실험에서는 김치볶음밥만 무쇠 조리기구로 조리 시 철분 함량 증가(일반 2.3mg/kg, 무쇠 17.49mg/kg)가 확인됐다. 계란볶음밥, 김치전, 해물파전에서는 철분 함량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김치찌개처럼 수분이 많고, 조리 시간이 길며, 산도가 높은 식품일수록 철분 함량이 많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해물파전처럼 조리 시간이 짧고 기름을 많이 사용한 식품의 경우에는 효과가 없거나 미미했다고 부연했다.
연구원은 김치찌개를 비롯해 식품 내 철분 함량이 증가한 이유로 무쇠 조리기구 내 철분 성분의 이행을 꼽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16종의 조리기구 모두 납과 비소 등 유해 중금속의 허용기준치를 만족했다.
국산과 수입산 조리기구 모두 차이 없이 철분 함량 증가 효과가 있었으며, 동일한 무쇠 주물로 제작한 조리기구라도 표면 코팅 제품은 철분 함량 증가에 효과가 없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원의 생활밀착형 연구로, 소비자의 식품 안전과 건강한 영양 식단을 위해 수행한 것”이라며 “철분 섭취에는 철분 함량이 높은 식품을 먹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무쇠 조리기구를 사용하면 일반 조리기구보다 철분 섭취에 도움이 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원은 지난해 무쇠솥 밥을 통해 유사한 결과를 얻은 바 있다. 무쇠 솥으로 지은 밥 한 공기(210g) 내 철분 함량은 0.95mg으로 일반 압력솥 밥의 경우(0.14mg)보다 약 7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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