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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 기록화 조사보고서 발간
등록날짜 [ 2021년07월08일 18시09분 ]


 

부평구(구청장 차준택)가 일제강점기 노동자사택이었던 미쓰비시 줄사택 관련 기록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및 2호 사택 기록화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기록화보고서는 미쓰비시 사택의 역사와 주변 환경, 연혁, 역사·건축적 특징, 관련 문헌자료와 현황 실측도면 및 복원도면, 현장사진 등을 수록해 종합적으로 고찰했다.
 

이달 초 전국 지방정부와 박물관 등에 배포했으며, 부평구 홈페이지(https://www.icbp.go.kr)에도 게시해 주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부평 서민의 역사 간직한 노동자사택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의 병참기지화 정책 등으로 부평이 군수 공업도시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주택난 해결을 위해 만든 대표적인 노동자사택이다.

 

일본계 기계제조사인 히로나카상공이 당시 공장(현 부평공원)맞은편에 대규모 사택지를 조성했으며, 이후 미쓰비시 제강이 인수해 ‘미쓰비시 줄사택’으로 불리고 있다.
 

일제강점기 노동자사택이었던 공간은 해방 이후 미군 주둔기와 산업화시기를 거치며 80년여 동안 부평 서민들의 생활사와 주거변천사를 간직한 희소성 있는 장소가 됐다.
 

부평구는 지난 2016년 부평역사박물관 학술총서 ‘미쓰비시를 품은 여백, 사택마을 부평삼릉’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생업·교육·종교 등 민속자료와 구술자료, 주거건축물 등 생활문화를 기록하고 생생한 사진화보를 통해 삼릉지역을 전체적으로 재조명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미쓰비시 줄사택의 문화재적 가치에 주목해 향후 체계적인 기록을 보존하고 수리·복원·학술연구 자료 등 부평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9년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박물관 학술총서를 토대로 미쓰비시 줄사택의 역사적, 건축적 특성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고찰할 수 있도록 했다.
 

보고서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조사대상지인 공영주차장 건립 부지에 대한 보상협의가 지연되면서 실측조사가 세 차례 연기됐고, 실측에 앞서 사택지 내·외부에 장기간 방치된 불법 무단투기 쓰레기(총 25.9t)을 일일이 처리해야 하는 등의 난관이 발생했다.
 

그러나 소유주 및 재개발정비사업 조합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로 실측과 사진촬영까지 1년여 만에 조사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역사적 고찰 강화에 중점
구는 당초 실측조사 후 해체·정밀실측을 계획했으나 지난해 10월 문화재청의 줄사택 보존 협조 요청으로 보존 문제를 재검토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해체공사를 취소하고 신속히 기록화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일반적인 기록화보고서에 비해 역사적 고찰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역사분야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과 김현석 생태역사공간연구소 공동대표, 건축분야 홍현도 학예연구사 등 오랜 기간 부평지역 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과 미쓰비시 줄사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지역의 전문가들이 집필에 참여해 보고서의 전문성을 높였다.
 

건축현황 고찰은 용역사인 ㈜대연건축사사무소에서 1년여에 걸쳐 상세하게 조사했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760번지 일대 공영주차장 신축 부지인 10호 연립사택 2동과 4호 연립사택 2동이 조사대상이다. 증축과 변형이 많은 상황이었으나 건축물 실측 및 구조, 벽체, 창호, 굴뚝 등 건축현황 조사를 통해 원형 추정 가능 평면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또 1개 호가 전실과 방으로 연결된 간단한 구조로 각 동마다 공용화장실이 배치됐고, 건립 당시 문헌자료에서 목욕탕 등 공동이용시설의 기록도 남아 있어 일제강점기 노동자들의 집단거주지 형태로 건립됐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일본인 간부사택으로 추정되는 2호 사택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돼 있었으며, 현재 부평2재개발정비구역에 포함돼 철거를 앞두고 있었다.
 

다다미 규격에 맞는 모듈과 평면으로 가옥 내부에 방 3개와 주방, 욕실, 화장실, 현관이 배치돼 세대 단위로 독립된 형태의 거주가 가능했다. 도코노마·후스마·란마 등 일본 전통 건축 기법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건립 당시부터 일본인 거주를 염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지정 문화재는 아니지만 학계 교수 등 전문가 자문을 통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문화재 실측설계기준과 기록화 지침을 철저히 따랐다.
 

역사적 가치-주민 정주여건 상생 이루도록
보고서는 미쓰비시 줄사택의 향후 과제로 문화재로 등록 보존한 후 문화재 종합정비계획 수립을 통해 주변 지역 문화유산과 함께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으로 연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부평구는 이번 보고서 발간에 맞춰 지난 2019년부터 진행한 미쓰비시 줄사택 가치 재조명 활용사업을 일단락했다.
 

구는 2019년 3월 미쓰비시 사택의 가치와 부평의 미래를 주제로 한 학술토론회를 시작으로 학계 교수 등 여러 전문가들과 주민의견을 청취했으며, 공공청사 및 공영주차장 건립 계획으로 철거가 불가피한 줄사택을 문화재실측기준에 따라 철저히 실측 조사해 현황도면을 완성했다.
 

지난해에는 목부재와 시멘트 기와 등 일부 건축부재를 경화처리한 후 부평역사박물관에 실물 전시물로 제작해 부평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구는 문화재청의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 협조요청 관련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민·관협의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주민과 역사·건축·도시분야 전문가, 시·구의원, 관계공무원 등 총 16명으로 구성을 완료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근대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그 공간을 공유하게 될 주민들의 정주 여건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최대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민관협의회를 통해 주민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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