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온도가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충남에서 올해 국내 처음으로 벼를 수확하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도 농업기술원은 28일 기술원 시험포장에서 벼 수확과 함께 타작물을 식재하는 ‘논 이모작 활성화 시범재배’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에 수확한 벼는 국내 쌀 중 생육 기간이 가장 짧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기작에 성공한 빠르미 품종이다.
빠르미는 도 농업기술원이 지난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이앙부터 수확까지의 기간이 80일 안팎에 불과한 극조생종이다.
지난해 빠르미를 이용한 이기작 성공은 타 작목 연계 재배로 논 이용 효율을 극대화시켜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옥수수, 감자, 강낭콩 등을 3∼7월 재배한 뒤 빠르미를 심거나, 4∼7월 빠르미를 키운 뒤 들깨, 감자, 배추 등을 심어 또 다른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재배 기간이 짧아 농약 등 농자재 비용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빠르미는 또 짧은 생육 기간 덕분에 물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쌀 1g 생산에 물 250g이 필요하고, 연간 국내 수자원 이용량의 절반가량이 농업용수로, 이 중 80%가량이 벼농사에 이용되고 있다.
비료 사용량도 10% 이상 줄일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올릴 수 있다.
가뭄·태풍을 피해 재배하거나, 자연재해 피해 시 다시 재배를 시작할 수도 있다.
국가 식량 위기 발생 시 비교적 빠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번에 수확한 빠르미는 도 농업기술원 시험포장 내 3300㎡ 규모로 지난 5월 1일 심었다.
불과 88일 만에 햅쌀을 맛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수확량은 10a당 510㎏ 안팎이다.
이날 수확은 특히 올해 국내에서 노지 재배한 벼 중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타 지역에서 벼베기를 진행한 바 있으나, 이 벼는 비닐하우스에서 자랐다.
도 농업기술원은 이번에 수확을 마친 논에 옥수수와 감자, 들깨 등을 심어 노지 이모작 시범재배를 실시한다.
논에서 벼를 수확한 후 보리나 밀 등을 재배하는 이모작은 많지만, 수확 직후 타 작목 재배는 국내에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빠르미를 개발한 도 농업기술원 윤여태 박사는 “자연재해가 잇따르며 영농 환경도 날로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육 기간이 짧은 빠르미는 우리의 주식인 벼 재배 방식을 다양화 해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에 대응할 수 있고, 농업인 소득 확대까지 견인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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