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버스 약 30%는 정류장에서 정차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정차 원인은 승객과 버스 기사 간 소통 문제로 조사돼 경기도의 ‘승차벨 서비스’가 문제 해결에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경기연구원은 버스 무정차 문제의 현황과 원인, 해결방안을 담은 ‘버스 무정차에 관한 동상이몽, 해법은 무엇인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도내 버스 무정차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는 도내 2,019개 노선 내 2만2,368개 정류장을 대상으로 승객 확인 등을 위해 서행했을 경우 정차했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행 기준은 정류소 지점 앞뒤 30m 구역에서 8초 이상 운행했을 때(27km/h)다.
그 결과 시내버스들이 405만6,000여회 정류장을 경유하면서 126만8,000여회 서행하지 않아 ‘무정차율’이 31.3%로 집계됐다. 도시 유형별로 무정차율을 보면 대도시는 26.1%, 중소도시는 30.3%, 도농복합시는 41.2%, 군(郡) 지역은 64.0%로 대도시보다 농촌과 군 지역일수록 무정차율이 높았다. 시간대별 무정차율은 오전 2시 55.9% 등 심야와 새벽 40% 이상을 유지하다가 오후 6시 21.7%로 가장 낮았다.
이와 함께 연구원은 올해 4월 도내 이용자와 버스 기사를 대상으로 버스 무정차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무정차 원인을 묻는 말(중복 허용)에 이용자는 차내 혼잡(20.7%), 무리한 배차계획(20.6%) 등을 주로 지목한 반면 버스 기사는 이용자의 탑승 의사를 판단하기 어렵고(65.7%) 무리한 승하차 요구(36.4%)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버스 기사가 꼽은 ‘탑승 의사 판단의 어려움’에 대한 항목은 ‘승객의 휴대폰 사용’ 34.8%, ‘정류소 내 불법 주정차’ 29.0% 등의 순이었다. ‘무리한 승하차 요구’에 대한 항목은 ‘하차벨 없이 하차 요구’ 33.7%, ‘차를 따라오며 정차 요구’ 25.4%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용자와 버스 기사 간 시각 차이로 무정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지난해 경기도 시내버스 민원 2만931건의 40.4%(8,463건)가 무정차 관련 내용이었다. 불친절(16.3%), 난폭운전(9.7%), 배차간격(8.7%) 등보다 훨씬 많았다.
이에 연구원은 경기도가 올해 3월부터 시행한 ‘승차벨 서비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승차벨 서비스는 버스 이용자가 경기버스정보앱의 ‘승차벨’ 버튼을 누르면 버스 기사 운전석에 설치된 단말기에 승차벨(음성, 그래픽)이 울려 ‘승객 대기’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어 정류소 및 주변시설의 정비사업 추진 시 관내 버스업체와 버스 기사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불합리한 버스 정류소의 위치(짧은 좌회전 차로 변경 구간 등)와 시설(사각지대, 광고판의 반사), 주변 시설(조경수, 네온사인 반사)로 불가항력적 버스 무정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버스 이용문화 개선사업은 소통이 중심이어야 한다”며 “이용자는 손짓으로 탑승 의사를 표시하고 버스 기사는 만차, 고장 등 차내(차량) 상황을 전면가변형 정보표시장치를 통해 이용자에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류소 구역을 확대해 불법주차를 단속하고, 지침 수립으로 무정차의 민원 처리 및 행정처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며 “이용자에게 투명한 행정절차 공개와 함께 버스 기사에게 방어권과 불가항력적 상황에 대한 면책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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