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경사지형에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아4-1구역’이 북서울꿈의숲 공원과 어우러지는 숲세권‧역세권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미아4-1구역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09년 주택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주민 갈등으로 13년 동안 정체돼 온 정비사업이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속도를 내게 됐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주민과 함께 사업성과 공공성이 적절히 결합된 정비계획안을 마련하여 신속하게 사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시가 이번에 확정한 ‘신속통합기획안’은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기준에 해당하며, 주민들이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정비계획 입안 신청 후 심의를 거쳐 정비계획이 확정된다.
미아4-1구역은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72.8%에 달하고 있으나, 구릉지에 준하는 가파른 지형(9.75°)과 높은 해발고도(최고 85m)로 인해 경전철 신설 등 입지여건 변화 및 주변 다수의 아파트 개발과는 동떨어진 채로 노후․방치돼 정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동안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민 열망에도 불구하고 주민 갈등으로 장기간 정비사업이 정체됐지만, 지난해 말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된 후 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 일대는 작년 말 오세훈 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약속한 곳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앞으로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바탕으로 더욱더 속도감 있게 재건축 재개발을 진행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 10개월간 자치구, 주민, 전문가와 함께 한 팀을 이뤄 20차례에 걸친 열띤 논의와 계획 조정 과정, 주민과의 적극적 소통을 거쳐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역세권 범위 내 용도지역 상향(2종7층→2종주거), 공공기여 조정(토지→건축물) 등 도시계획 규제를 지역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적용하고,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정비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정비구역 지정까지 기간을 절반(5년→2년)으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또한, 여러 차례 주민간담회·설명회, 조합 소통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기획안에 대한 주민의 긍정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이동의 불편함이나 누수 문제 등 노후 주거지의 문제가 많았는데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정말 기뻤다”며 “처음 계획보다 용적률이나 사업성 등이 확실히 개선된 기획안을 보니 만족스럽다”고 전하기도 했다.
"높은 해발고도, 가파른 경사지… 최고 22층 1,000세대 규모 ‘구릉지형’ 도심 주거 선도모델로"
이번에 확정된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르면 미아4-1구역은 구릉지형 도심 주거의 선도모델로써 주변 녹지(북서울꿈의숲 공원)와 어우러지는 숲세권 주거단지(22층 규모, 1,000세대 내외)로 탈바꿈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역 단절을 극복하고, 자연으로 열린 친환경 주거단지’를 목표로, 주요 계획 원칙을 마련했다.
계획 원칙의 주요 내용은 ▴위압적 도시미관 개선 및 지역 간 단절 극복 ▴지역 활성화 유도 ▴다양한 생활공간 조성 ▴보행환경 개선 ▴북서울꿈의숲과 소통하는 도시경관 창출이다.
"월계로변 옹벽 높이 낮춰 지역단절 극복, 경전철 주변 용도지역 상향 개발여건 개선"
첫째,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대상지와 주변 지역을 단절시키는 월계로변 옹벽의 높이를 낮추고(13m→8m) 도시 경계를 낮춤으로써 도시경관을 개선하고 지역 간 연계도 강화했다.
대상지 일대의 통합적 계획 수립을 위해 월계로변 옹벽구간을 구역계에 포함, 옹벽의 최고 높이를 낮추고 기존 옹벽구간 면적을 절반 이상 철거하도록 계획했다.
또한 옹벽 부분이 정비구역 면적에 포함됨에 따라 대지면적이 2,115㎡ 증가돼 사업성이 향상되는 효과도 얻었다. (51,265㎡→53,380㎡)
둘째, 개통 예정인 동북선 경전철역('26년 준공 예정)과 주변 개발사업 추진 등 지역의 위상 변화를 고려한 지역 활성화 방안도 담겼다.
역세권 인접부에 근린생활시설, 사회복지시설, 도심지원 주거(공공주택) 등 역세권 지원시설 등을 계획했다. 특히, 신설되는 경전철 역 주변은 용도지역을 상향해(2종7층→2종일반주거지역) 당초 평균층수 13층 이하에서 최고 22층까지 가능해져 개발 여건이 개선되었다.
급경사 지형 및 제2종(7층)주거의 층수 한계(평균 13층)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역세권 설정 범위를 350m로 완화 적용하고('24년 한시), 역세권 범위 내 용도지역을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계획했다.
"급경사지를 활용해 다양한 생활공간 조성, 엘리베이터 등 보행약자 시설도 설치"
셋째, 경사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생활공간도 구성했다. 단지 내 과도한 옹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지를 계단형 데크 형태로 조성함으로써 주변 보행로에서 단지 내부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월계로변 경사로를 따라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해 주변지역과 단지가 연계될 수 있도록 했다.
경사지형 단차를 활용해 데크 하부 공간을 커뮤니티시설, 단지 안마당 등으로 조성, 주민휴식과 여가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월계로변엔 가로대응형 공간으로 근린생활시설 및 커뮤니티시설을 설치, 단지에 활력을 줄 예정이다. 가로대응형이란, 길가인접 저층부를 주거시설이 아닌 상업 및 편의시설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넷째, 노약자‧어린이 등 보행약자와 지역주민의 보행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북서울꿈의숲 공원으로의 연결성을 강화해 주변 자연과 이어지는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월계로에서 대상지로 진입하는 급경사 보도구간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보행약자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보행동선을 계획했다. 또한, 월계로변 가로공원을 통해 단지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이 지하철역~북서울꿈의숲 공원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장위동과 연결되는 육교를 개선하고 공공보행통로와 연계해 외부공간 및 주변 지역으로의 접근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섯째, 새로 들어설 단지엔 북서울꿈의숲(공원) 및 연접 공동주택 등 주변 경관과 어우러질 다양한 높이 및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지역과 소통하는 조화로운 도시경관을 창출하고자 한다.
신설 경전철역에서 북서울꿈의숲 방향으로 열려있는 트임 축을 형성하고, 기존 북서울꿈의숲과 월계로변 및 주변단지를 고려해 최고층수 22층(해발고도 138m) 범위에서 ‘텐트형(▲)’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도록 계획지침을 마련했다.
또한 신설 경전철역에서 북서울꿈의숲 방향으로 조망과 다양한 도시경관 형성을 위해 역주변 복합거점 건축물은 중저층으로 계획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미아4-1구역 재건축사업이 본격적인 추진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월 중순 정비계획(안) 열람공고를 시작으로 이르면 내년 1분기에는 정비계획 결정(변경)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속통합기획의 절차 간소화를 적용받아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 및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현재 도시정비법 개정 중)로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아4-1구역은 주민․서울시․자치구 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 팀 운영을 통해 신속통합기획 확정과 동시에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병행 추진하는 등 신속한 정비계획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미아4-1구역은 신속통합기획(안)을 통해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노후주거지 정비사업이 재개되고 본격 추진되는 만큼, 어느 지역보다 주민 만족도와 기대감이 높은 곳”이라며 “경전철역 신설 등 도시자원과 북서울꿈의숲 등 자연환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역세권․숲세권 주거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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