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새벽 5시 55분,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로 다급한 영상전화가 걸려 왔다. 충남 공주지역에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옥룡동과 금성동 등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던 상황. 신고자는 “마을 도로에 물이 차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산사태 위험도 있다”며 현장 상황을 119에 신고했다. 영상통화로 상황을 확인한 119신고접수요원은 신고자의 안전을 우려해 침착하게 행동수칙을 안내한 뒤, 해당 지역의 위험 상황을 신속하게 유관기관에 전파했다.
소방청(청장 남화영)은 최근 ‘다매체 신고’의 증가가 119종합상황실의 신고폭주 감소 및 신속·정확한 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매체 신고’는 문자 및 사진, 119신고앱, 영상통화 등을 활용해 119 종합상황실에 신고하는 신고방법으로, 2011년부터 소방청이 제공하고 있는 대국민 서비스다.
처음 서비스를 도입할 당시에는 음성신고가 어려운 청각장애인 · 외국인 · 다문화가정 및 노령층 등에 다양한 신고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일반 시민들의 이용 또한 크게 늘어 최근 집중호우 등 대형재난 발생 시 신고폭주로 인한 시스템 장애를 예방하는데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올해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119신고가 크게 늘어난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0일까지(24일 간), 전년 동기간 대비 다매체 신고가 21.6% 이상(’22년 58,204건 → ’23년 70,789건) 증가하였으며, 해당 신고를 통해 1,000여 건 이상의 긴급 구조출동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다매체 신고가 늘어난 올해에는, 집중호우 기간 동안 119신고 폭주로 인한 신고접수 시스템 장애 또한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전화(유선) 신고에만 집중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을 통한 신고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면서, 119신고 폭주 예방에도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간접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영상통화’ 신고 증가로, 2022년 해당기간 20,448건이었던 영상통화 신고가 2023년에는 29,533건으로 44.43%의 급격한 증가를 보였다.
소방청은 이러한 다매체신고는 도로유실·침수가 동반되는 자연재해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출동지점 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히며, 특히 현장대원들이 재난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신고자의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통해 대처방법 등을 실시간으로 전할 수 있어 적극 권고한다고 전했다.
한편 소방청이 운영하고 있는 다매체 신고 접수대는 전체 119접수대 361대 중 172대(47.6%)로, 2022년 한 해 54만 6천여 건의 다매체신고를 접수해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소방청은 올해 다매체 신고접수를 통한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한 만큼, 전국 시·도 본부에 다매체 신고접수대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김진욱 소방청 정보통신과장은 “집중호우가 지속적으로 예보되고 있고, 8월과 9월에는 태풍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유선 신고 분산으로 1분 1초를 다투는 긴급한 119신고전화를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협조와 도움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