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빨로 물어뜯어 공격하는 영화 속 괴물 좀비가 현실의 거리를 걸어 다니며 교통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판 좀비의 이름은 ‘스몸비’,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 합성어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넋 빠진 좀비의 걸음걸이와 똑같다하여 2015년 독일에서 최초 사용되어 졌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게 되면 시각이나 소리로 사물을 인지하는 거리가 최대 80%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차량이나 자전거 등이 접근해도 알아차리지 못하여 교통사고 위험성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2013년 117건에서 지난해 177건으로 1.5배 증가하였다.
스몸비의 위험성에 일부 선진국에서는 보행 중 전자기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과태료를 부과토록하고 있고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시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내는 애플리케이션을 의무 설치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넘는 한국도 지난 2017년 횡단보도 횡단 시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도로교통법 개정건의안이 발의되었고, 보행 중 전자기기 사용주의를 당부하는 서울시 조례가 상정을 앞두고 있다. 또한 경찰청에선 일부 지역에 보행자가 고개를 들지 않고도 신호 변경 상태를 알 수 있는 ‘바닥 신호등’을 시험 운영하고 있으며 올바른 보행수칙 준수를 위한 찾아가는 교통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규제나 장치들도 보행자 스스로의 안전의식 개선이 없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우리 모두 안전의식은 머릿속에, 스마트폰은 주머니 속에 넣어 스몸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충남예산경찰서 예산지구대 순경 김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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