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에 관련된 날과 행사가 많은 달이다. 하지만 가정의 달이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게 많은 이들이 가정 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가정폭력이다. 가정폭력이란 가정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뜻하며(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제3호), 가정폭력 가해자란 가정폭력 범죄를 범한 사람 및 가정구성원인 공범을, 피해자란 가정폭력범죄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을 말한다(동법 제2조5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3년 가정폭력 사건 신고는 16만272건, 14년 20만 건을 넘었고 계속 증가하여 17년에는 28만 건에 육박하였다. 이를 보았을 때 이제는 가정폭력이라는 것을 가정 내부의 문제로만 생각하고 숨기는 것이 아닌 겉으로 드러내어 스스로 해결을 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와 다르게 젊은 부부들의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며 신고건수에서는 증가추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재범률은 이와 반대로 2013년 11.8%에서 2017년 6.1%로 감소하면서 반복적인 경향이 있는 가정폭력의 특성상 처음에는 드러냈지만 이를 다시 감추고 숨기는 가정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경찰관이 개입하면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생각하지만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초기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경찰관은 가정폭력 사건에 대하여 응급조치, 긴급임시조치, 임시조치 신청 등 가해자에 대한 법적 제대 권한이 있기 때문에 피해자는 112신고 등을 통하여 피해사실을 알려야 한다.
더 이상 가정폭력은 가정 내부에서의 일이 아닌 사회적 문제이다. 가정폭력은 다른 형사법규 위반보다 폭력에 대한 죄의식이 낮다. 폭력행위를 사랑싸움으로만 볼 수 없으며, 부부사이의 가정폭력은 대대로 전승되어 인권침해의 악순환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가정 구성원들은 이를 인지하여 폭력을 정당화하는 잘못된 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피해자 지원제도 통해 가정폭력 벗어나자]
가정폭력의 피해대상은 주로 가정 내의 사회, 경제적 약자인 아내, 노인, 청소년 그리고 아동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가해자의 폭력을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창피함과 수치스러움에 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정폭력에서 빠져 나오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지원제도가 있는데 관련된 제도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첫째, 가정폭력 피해자의 숙소지원이다. 가정폭력 범죄는 대부분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범죄이다. 피해자들은 당장 같이 가해자와 살아야하기 때문에 가정폭력 피해를 당하더라도 신고를 꺼리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정폭력 피해자로서 조사를 마친 후 ‘긴급쉼터’ 등 보호시설로의 연계가 곤란한 피해자 중 임시숙소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경찰관서에서 선정한 숙박업소에서 단기간(1일에서 5일)의 숙박비용을 지원하며 장기적으로는 사건담당경찰관이 1366센터와 협의해 보호시설 입소를 연계하는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두 번째, 가정폭력 피해자 치료비 지원제도이다.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신체적 치료 뿐 아니라 정신적 치료도 지원해준다. 가정폭력을 당해 가족으로부터 방임 또는 유기되거나 학대 등을 당한 경우 긴급복지지원법에 근거해 각종 의학적 검사와 치료 등 의료서비스를 최대2회 300만원 이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제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번 없이 129번이나 시 군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확인 가능하다.
세 번째, 심리, 법률 지원이다. 가정폭력 전담경찰관은 피해자가 직접 요청하거나 사건담당경찰관의 요청으로 초기에 현장으로 출동해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고, 피해자의 심리를 평가하고 상담 후 피해자 지원단체 등에 연계한다. 최초 상담 이후에는 피해자 상태를 확인하는 등 신고 이후의 사후까지 관리를 해준다.
이러한 것들 외에도 가정폭력 피해자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긴급복지지원제도, 배상명령제도 등 많은 지원제도가 있다.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가정 내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경찰에서는 보복이 우려되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해 웨어러블 기기까지 도입을 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만큼 더 이상 가정 내의 폭력을 감추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이에 대한 피해를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천연수서송도국제도시지구대 순경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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